아름다운 브로크백 마운틴.
그 풍경의 일부분인 것 같은 두 카우보이.
사회의 쇠사슬을 끊어버리지 못한 두 사나이의 이야기..
굳이 이 영화를 동성영화라고 말하기 싫다. 왜일까? 분명 두 카우보이의 사랑을 다룬 영화인데 말이다.
자기 감정에 솔직한 잭. 로데오의 짜릿함과 열정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 에니스. 어려운 어린시절을 겪으면서 열정보다는 평범한 가정, 편안과 안정을 바란다. 이렇듯이 둘은 우연히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치기를 하게 됐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인적 하나 없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산줄기에서 자신의 마음을 하나 둘 열게 되면서, 서로에게 우정 이상의 그 무엇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 감정을 애써 부정하려 한다. 하지만 힘든 일상으로 되돌아 간 그들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즐거웠던 기억들을 쉽게 잊지 못한다.
우연히 만나게 된 부잣집 딸과의 결혼으로 지독했던 가난을 벗어났던 잭도, 그리고 약혼자와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민 에니스도 왜 서로를 잊지 못했을까..
그들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있었던 일로 동성애자가 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서로를 그리워했던 건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들은 브로크백 마운틴을 떠나면서 그런 서로의 감정을 잊어질 거라 믿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평소 바래왔던 그런 꿈들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구석이 텅 빈 듯한 여전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시기에 그들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기억들은 일상을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이다. 그런 행복한 기억 속에는 언제나 잭. 에니스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더 서로에 대한 감정을 쉽게 정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그들은 서로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그 감정을 사랑이라 인정하게 된다.
서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함께 조그만 농장을 운영하자던 잭의 제의를 에니스는 거절한다. 에니스는 어린시절 동성애혐오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함께 하자는 잭의 제의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의 뇌리에 박혀있던 어린시절의 동성애자의 시체는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과 불안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부자가 되었지만, 자신의 자리는 전혀 없었던 잭은 달랐다. 잭은 자신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여유로웠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워 왔던 것이다. 당연히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던 에니스의 거절로 잭은 다시금 외로움을 느끼고, 에니스의 짧은 엽서 속의 사망이라는 짧은 단어로 에니스에게 돌아오게 된다.
잭과 에니스.. 그들은 서로에게 하나의 답답한 일상 속에서 서로의 탈출구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싶다. 서로의 존재만으로 위안과 위로가 되는 사이.. 우정이라는 단어로는 그들의 사이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런 감정을 사랑이라고 정의한다면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는 그런 마음의 편안함과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을 주는 그런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존재 자체로 이해해 주어야 되지 않을까.. 이런 그들은 다만 이성간이 아니었을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회 속에서 인정 받지 못한 것이다. 에니스가 그렇게 두려웠던 사회의 쇠사슬이었던 것이다. 잭은 이런 쇠사슬을 끊어버리고 에니스한테 다가가려 했으나, 에니스는 자신의 또다른 쇠사슬을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마지막 장면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에니스의 옷장 속의 두 셔츠, 그리고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진엽서, 그리고 I swear...라는 나지막한 에니스의 말...
그리고 나서 흘러나오는 노래...
He was a friend if mind. 마치 에니스가 부르는 듯한 노래. 잭에 대한 그의 나지막한 고백같은 노래는 기타의 선율로 시작한다. 에니스의 쓸쓸함과 외로움과 후회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 하다.
The maker makes.마치 잭의 노래같은... 현실을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는 조물주의 세상 속에서 좌절하고 마는...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영화는 끝나지만, 멈추지 않은 눈물과 애절함으로 한동안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
지금 다시 듣는 OST는 다시금 그들의 애절한 이야기을 생각나게 한다.